복학하고 첫 강의라 가슴이 두근거렸다. 강의실 앞문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서늘하고 풋풋한 봄내음을 잔뜩 실은 바람이 불어왔다. 그리고 그 향기가 어디서 불어온 것인지 알아차리기도 전에 실크같이 부드러운 옷자락이 내 옆을 스치고 앞으로 지나갔다. 봄내음의 정체인 여교수가 날 지나칠 때 숨이 막히는 줄로만 알았다. 그녀는 평범한 슬랙스에 니트 차림으로 검은색 머리카락은 길게 어깨 아래까지 내려와 있었다. 그런데도 그렇게도 빛나 보일 수가 없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