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호남신문 신춘문예에 시 「붕어빵을 굽는 청년」이 당선되면서 문단에 데뷔한 김성호 시인이 오랫동안 써온 시들을모았다. 이 책의 시편들은 소통의 가능성을 찾아가는 시인의 시선에 따라 상승과 하강의 이미지에 의해 변주된다. 그의 시적 지향점을 엿보게 하는 이미지는 단연 '나팔꽃'이다. '나팔꽃'처럼 높은 곳으로 올라가, 내면의 소리를 크게 내지르고 싶은 욕망을 직시하고, 자신이 그동안 내지른 울림없는 목소리에 대해 반성한다. 시인의 일상의 언어에는 관형사가 붙지 않는다. 현란한 수식어로 자신을 치장하는 허위의 얼굴을 버린 지 오래 된 그의 시편은 소통의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는 '담장 위를 기웃거리는 저 여린 손모가지'의 체화라 하겠다.